어느 날, 별로 특■■것이 없는 ㅡ 스위스 언저리의, 단지 고성이 많던 지역의 차도를 차를 타고 지나가던 도중.
라디오에서 스쳐지나가듯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었다. 들■본 적 없는 휴양지, 관■■에 대한 홍보였다.
유성우가 한번 내린 후
축복이라도 받은 마냥 꽃이 넘칠 듯이 피어나고 농사가 훌륭히 되며 맛있는 와인을 만들어냈다며.
석류로 만든 잼이 참으로 맛있으며 이를 축제에 무료로 증정하며 ■■한 꽃들로 가득찬 거리를 즐길 수 있다며.
고성들과 저택을 개조한 호텔이 고즈넉하니 운치있는 휴양지의 가을축제를 즐길 수 있는 휴가예약이 시작되었다고.



" 이 마을은 정말로 아름다워서 돌아가고 싶지 않아. "

2020.9.██ 를 기준으로 더 이상 보고서가 오지 않았고, 문제를 직감한다.

보안을 위해 문서로 전달된 보고서에는 석류꽃이 핀 가지와, 저 한 문장이 적힌 편지가 전부였다.

그 뿐만이 아니였다. 해당 지역 반경의 20km 주변, 즉 변칙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으로부터 들려오는 라디오 주파수를 잡고 들은 사람들에게는
전부 *밈적 재해 현상 이 일어났다. 그 근방의 이들은 그 곳에 사람들이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 일에 대해서 그 어떤 의구심도 느끼지 않았으며
더불어 사람들은 그 곳을
'낙원' 이라고, 그 곳은 언제나 축제라 떠들썩하다며 어렴풋한 동경으로 그 주변에 사는 이들로써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.
하지만 동경은 충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었으니 언제 사람들이 추가적으로 그 곳에 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며,
외진 곳이라해도 서서히 그 영역을 넓히면 겉잡을 수 없이 문제가 커질 수 있었다.

해당 문제사안에 대해 재단은 심각성을 인정, 밈적 재해를 포함한 변수를 고려한 팀을 구성해 해당 지역에 대한 실험, 또한 인명구조 작업을 위해 파견토록 했다.


* 밈적 재해 : 정신자적 재해. 언어, 그림, 소리 등 매체에 대한 접근으로부터 일어나는 정신에 가해지는 변칙현상이다.
실존하지 않거나 논리에 맞지 않는 현상에 대해서도 밈적 재해가 가해질 시 그것을 진실이라 믿고 행동한다.
 

내가 인정하기는 싫은데 잘못 했다. 이걸 예상 못한건 내 실수지.

변칙개체라는 건 그만큼 예상하기 힘든 사항이니까.
 운전자는 자동차 운전대를 거칠게 돌리며 원래 텐트를 펼치기로 한 곳을 무시하고 변칙지역으로 뚫고 들어갔다.

라디오만 안 틀면 되는 줄 알았지. 무심코 튼 무전기로부터 밈적재해가 담긴 홍보 노래소리가 들려왔다.

 그야말로 천상의 노랫소리라던가? 적어도 운전자만의 좌석 칸이 따로 있어 그 혼자만 들어 망정이지만, 덕분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조사를 할 수 있었던 기회는 물건너갔다.
2대를 나눠서 이송 중이던 트럭들 중 가장 뒷쪽 트럭의 운전자는 그렇게 충동을 제어치 못하고, 너무나 상쾌하게 휴양지를 떠나는 이 마냥 제 앞의 차를 강하게 들이박았다.
빌어먹을 내리막길은 험악하기 짝이 없어, 한번 생긴 충격은 겉잡을 수 없어 다시 영향 밖의 지역으로 핸들을 돌리기는 커녕 무사히 자리하는 것마저 힘들 지경이었다.
끼익, 귀가 찢어지는 듯한 요란한 타이어와 바닥의 마찰음, 쿠과광, 무언가 위험한 것들에 박히는 소리. 그리고 일순 우리의 몸이 붕 뜨는 감각이 들었다.

그대로 우리는 절벽 아래로 떨어졌고,
강한 충격을 받으며 정신을 잃었다.

그리고,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.